십이연기의 구성
십이연기는 현재를 설명하는 것을 여덟 가지 연기, 과거를 설명하는 두 가지 연기, 미래를 설명하는 두 가지 연기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과거(2), 현재(8), 미래(2) 총 열두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현재의 팔연기는 다시 두 가지 성격으로 나뉩니다. 과거의 결과물로서의 현재가 있고 미래의 원인으로서의 현재가 있습니다
현재
* 애 - 욕계중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은 욕망, 욕구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동물입니다. 이것은 인간만이 그런 것이 아닙니다. 뭘 먹고 싶다, 하고 싶다 등 욕구에 따라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것을 철학적인 용어로서는 '애'라고 합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구와 하기 싫은 요구는 여기서 동일한 심리입니다. 긍정적인 반응이 일어나면 하고 싶은 마음'갈애'가 일어나고 부정적인 반응이 일어나면 하기 싫은 마음 '혐오'가 일어납니다. 그렇다면 애는 어떤 원인에서 생겨나는가? 어떤 원인에 의해서 욕구가 일어납니다. 무엇으로 말미암아 욕구(갈애)가 생기고, 이 욕구로 인해 다른 결과가 생깁니다. 갈애는 무엇의 결과이면서 무엇의 원인이 됩니다.
* 취 - 어떤 욕구가 일어나면 그것에 집착해서 충족시키고자 하는 행위를 하게 됩니다. 이것을 취착이라고 하며 십이연기에서는 '취'라고 합니다. 먹고 싶으면 먹고 화가 나면 화를 내는 등의 행위가 [취]입니다.
* 유 - 취를 하게 되면 그것의 결과물이 사라지지 않고 남게 됩니다. 어떤 행위의 결과로써 생성된 것을 '유'라고 합니다.
* 명색 - 명색은 우리가 인식하는 대상입니다. 색은 물질이고 명은 용도입니다. 모든 존재는 반드시 명색을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존재와 그것의 용도가 겸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팡이, 장작, 매가 같은 나무토막으로 똑같이 생겼지만 용도에 따라 동일한 물질[색]이 다르게 불리는 [명] 것입니다. 이렇듯 물질은 반드시 명과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명의 행식은 용도입니다.
* 육입 - 대상을 인식하려면 나에게 여섯 가지 감각기관의 작용이 있어야 합니다.
* 촉 - 물질[인식대상;명색]과 감각기관[인식 기관;육입]의 접촉을 통해 인식 작용[촉]이 일어나게 됩니다.
* 수 - 인식 작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느낌입니다. 이 느낌은 생각을 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 저절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즉각적 반응을 수라고 합니다. 수는 크게 거부, 부정적 반응[불쾌]과 호의, 긍정적 반응[쾌]으로 나타납니다. 몸에서는 감각으로 마음에서는 느낌으로 나타나고 이것을 합해서 수라고 합니다. 수의 반응이 긍정적이면 갈애가 일어나고 부정적이면 혐오가 일어나게 됩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수의 반응에 의해 일어나는 것입니다.
* 식 - 그렇다면 수의 쾌와 불쾌는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요? 만약 명색, 육입, 촉으로부터 온다면 하나의 인식대상에 대한 모든 사람의 반응, 느낌이 똑같이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사물을 보고도 사람에 따라 반응, 느낌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왜 다를까? 이것이 식입니다. 사람의 업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업식은 각자의 내재해 있는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근본 종자입니다. 업식(습관)은 아처럼 작용하여 아라고 오해할 수 있으나 더 근원적으로 말하면 거기에는 아라고 할 것은 없습니다. 작용은 있지만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과거
* 무지 - 어떤 습관이든 그 시작, 모든 것의 근본 원인은 어리석음, 무명입니다. 어떤 것이 시작되는 뿌리고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것이 있을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시작되었는가, [무지]에서 생긴 것입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시작했는데 결과는 자기의 것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 행 - 과거에 수없이 되풀이된 것을 [행]이라고 합니다. 행의 원인을 살펴보면 그것의 근본 원인은 [무지]인 것입니다. 과거는 무지로 인하여 행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식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명을 타파하고 지혜를 증득해야 합니다.
미래
* 노사 - 우리가 겪고 있는 괴로움은 늘고, 병들고, 죽어가는 괴로움입니다.
* 생 - 어떤 종자가 있으면 괴로움이 일어나게 되고 이를 수없이 반복하게 됩니다. 생으로 말미암아 노사의 괴로움이 생겨났습니다. 이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결과물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윤회의 고리를 끊는 판단 근거는 지혜를 증득하고 수행방법은 선정을 닦고 계율을 지켜야 합니다. 욕구를 취함으로써 결과가 안 좋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이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과거(윤회)의 고리를 끊을 수 있습니다. < 법륜스님 법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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